늦은 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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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일기 3
토요일 오후, 어지러운 거리를 빠져나와 도서관 로비에 앉아 책을 읽는다. 편의점에서 1,300원 주고 산 커피, 새로산 붓, 작은 노트, 자주 멈춰 떠오르는 생각들을 노트에 적는사이 시간은 커피가 식는 속도로 흘렀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소모되는 나를 다시 채우는 시간이 좋다. 소비보다 저축인가? 소비를 권장하는 시대에 역시 나는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사람인가? 부정하기 어렵다.
10년전에 읽다 접었던 책을 다시 읽었다. 하지만 역시 마저 읽지 못하고 다시 덮는다. 읽다보니 알게 된 것이지만 아무리 좋은 책도 안 읽히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10년 후에도 처음 읽는 책인양 읽다 중간쯤에 읽다 멈춘 책이라는 걸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다시 읽게 될 책이라면 언젠가 다시 읽게 되겠지. 책 두권을 마저 읽는 동안 날은 완전히 저물어 버렸다. 오늘을 나답게 살았나 잠시 눈을 감고 돌아본다. 진지하지만 멋적은 일이다. 이런것도 작은 명상이려나? 내가 고요하니 세상이 다 고요하다.
2019.03.09 pm 7:14 청수도서관 로비에서.
#민트다이어리 #일상여행 #소담 #일상의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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